소소한 일상

인간 불신

2021. 11. 2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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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화해서 물어봐

어느 날, 팀장이 조용히 직원을 불렀다.

"경쟁사에 구직자인 척하면서 전화해서 거기 주 5일제인지, 5.5일제인지 아니면 주 6일제인지 좀 알아봐."

경쟁사의 소정근로일을 알고 싶은데, 팀장 본인이 회사 차원에서 물어보면 경쟁사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으니 전혀 상관없는 제3자인 척, 사람인 채용공고를 보고 그 경쟁사에 입사하고 싶은 지원자인 척 회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직원은 '애초에 그런 주 5일제인지 여부가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속일 일인가' 싶었지만, 팀장의 지시를 어길 수는 없었다.

마침 사람인에 그 회사 직원 채용공고가 올라와 있었다. 심지어 주 5일 근무라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팀장은 그 채용공고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못믿겠으니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문의를 받는 담당자 연락처가 없었다. 직원은 어쩔 수 없이 경쟁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대표번호로 전화를 했다.

 

2. 거기는 주 몇일 근무해요?

다행히 경쟁사의 지원팀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직원은 취업준비를 할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물었다.

"채용공고를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보통 골프장은 5.5일이나 6일인 곳이 많던데 여기는 근무일이 어떻게 돼요?"

경쟁사 지원팀 직원은 여기는 주 5일제라고 답했다.

 

3. 끝없는 인간 불신

직원은 통화를 마치고 팀장에게 돌아가 확인 결과 경쟁사는 주 5일제라고 보고했다.

그러자 팀장은 불신 가득한 표정과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그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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