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법사용 경고 공문이 날아오다.
2월 달에 어느 회사의 계열사에서 한글과 컴퓨터(한컴) 라이선스 이슈가 있었다.
한글과 컴퓨터 측에서 이 계열사는 한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해당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구매를 하거나 아니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확인해보니 원래 계열사가 분리되기 이전에 본사에서 한글 2010과 한글 2014 라이선스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었고, 당시에는 분리된 회사가 아니라 한 회사 안에 있는 사업부에 불과했기 때문에 본사가 소유한 라이선스로 사용이 가능한 거였다. 그러다 2017년 계열사가 분리되면서 별개의 회사가 되었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 라이선스도 나누어 분배했어야 했는데 딱히 그런 생각을 못하고 평소대로 사용해 왔던 것으로 보였다.
2. 라이선스 양도를 하다.
결국 본사에는 원래 그 계열사(당시에는 그 사업부) 몫의 라이선스를 이미 구매했고, 단지 분배를 못했을 뿐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라이선스를 양도하기로 했다.
(1) 이미 본사의 모든 컴퓨터에는 한글 2010이 설치되어 있다.
(2) 본사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는 20대 미만이다.
(3) 계열사에서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컴퓨터는 2~3대 수준이다.
라는 사유로 한글 2010 20개는 본사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쓰고, 계열사에는 한글 2014 20개를 양도해서 당시 사용하고 있던 2010 버전은 모두 지우고 2014만 사용하게 하도록 했다. 그리고 당연히 이 모든 일은 상사에게 보고 되고 본인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일이었다.
3. 라이선스 보유현황 조사를 하다.
12월이 되었다. 모 부서에서 포토샵과 오토캐드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라이선스가 있는지 아니면 구매를 해야 하는지 물었다. 본사와 각 계열사의 라이선스 보유현황을 보니 남아 있는 포토샵과 오토캐드 라이선스가 없었다.
4. 이건 뭐지?
상사에게 현 상황을 보고했다. 그런데 갑자기 상사가 이상한 소리를 한다. 한글 2010과 2014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는 것이었다. ‘이건 뭐지?’라고 말하는데 소름이 돋았다.
그러면서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며 질문 폭격이 이어졌다.
(1) 이 한글 프로그램 라이선스 양도는 언제 있었는지?
(2) 왜 라이선스를 양도 했는지?
(3) 왜 본사가 더 예전버전인 2010을 쓰고 계열사에 더 좋은 버전인 2014를 넘겨줬는지?
(4) 왜 2014 라이선스 20개를 다 넘겨줬는지?
겨우 10개월 전 일이었다. 심지어 당시 엄청 많은 상황들을 고려해가며 귀찮을 정도로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격렬하게 꼼꼼하게 따져 물어가며 저렇게 하자고 한 것은 상사 본인이었다.
오늘도 회사생활은 평화롭다.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기거래 고객 혜택 (6) | 2021.12.20 |
---|---|
애드고시 통과, 애드센스 승인이 났습니다 by 럇 (10) | 2021.12.15 |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돌연 사망, 유가족의 슬픔은 누가 책임지나 (0) | 2021.12.14 |
직장인 필독서 회사가 내 월급을 훔쳐갔다, 강남도서관에서 발견 by 럇 (0) | 2021.12.12 |
애드센스 "사이트 행동 : 탐색" 해결방법 by 럇 (11) | 2021.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