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 지키기

당신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싶은 이유 by 럇

2021. 11. 2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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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을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몇 년 전부터 나온 개념이지만, 시간자결권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넘어 나의 시간을 내가 원하는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데요. 출퇴근시간에 묶여 있는 직장인이나 본인의 가게에 묶여 있는 자영업자와 대비되는 이상적인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시간자결권을 온전히 누리는 파이프 라인을 공고하게 확보한 사람은 많이 않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월급쟁이,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는 거겠죠.

 

그래서 회사생활 또는 사회생활에 있어서 필요하거나 도움이 될 만한 노동법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회사에서는 단순히 생계 유지와 자본금을 모으고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아 나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내가 인생을 바친 이 회사에서 같이 성장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1. 노동조합이 필요한 이유

그런 당신에게 이러한 선택을 후회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대표이사 이하 임원을 포함한 운영진의 횡포입니다.

 

말도 안되는 의사결정을 하고, 소통하지 않고, 온갖 비리와 불법을 저지르며 뒷배를 채우는 이들을 보며 내가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 이익이 나게 해 줬더니 지들이 저 쓸데없이 비싼 차를 타고 다니며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내가 미쳤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죠.

하지만 일개 직원인 당신은 사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들은 임원이고 당신은 아무리 잘나봐야 직원이니까요.

 

이럴 때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있다면 조금은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수 있습니다.

워낙 민주노총의 이상한 짓을 많이 해서 노동조합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안좋아졌지만 사실 노동조합은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결코 대등할 수 없는 직원과 기업 운영진간의 권력관계를 동일선 상에 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나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조직입니다.

 

2. 노동조합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고려대학교에서 노동법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신 분의 말에 따르면 노동조합의 역사는 중세 봉건시대 끝자락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봉건시대에는 각 지역(도시)을 다스리는 영주가 있었죠.
그런데 그 봉건시대 말기 이들의 영향력이 조금씩 약해지면서 각 영주들이 다스리는 도시 사이 혹은 그 지역이 겹치는 부분에서
상인들에 의한 시장이 열리게 됩니다. 이 시장에서 상인들은 각 지역의 특산물을 모아 팔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를 가공한 2차 상품인 제조물품들 또한 발생하고 거래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상인들의 거래는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어마어마한 돈이 발생하는 노다지가 되었고 결국 애매한 경계에 위치한 이 시장을 누가 지배하는 가에 대한 분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예전처럼 봉건 영주들의 힘이 막강했을 때는 강한 군사력과 절대적인 권력으로 이 시장을 집어삼켰겠지만 세상이 바뀌고 영주들의 힘이 약해지고 돈이 스스로의 힘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상인들은 영주들과 협상을 시도할 수 있게 됩니다.

수입의 일정 부분을 바칠테니 시장 도시의 자치권을 상인에게 달라 고 말이죠.

그 결과 시장은 상인들의 자치권을 통해 길드를 만들고 독자적인 세력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게 자본가의 시초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까 말 한 것처럼 제조물품 또한 발생하고 거래되었기 때문에 이를 생산하는 장인들은 시장의 상인들과 대등한 입장에 서기 위해 역시 장인 길드를 만들고 서로 뭉치게 됩니다. 이것이 노동조합의 시초입니다.
현재의 노동조합 유형 체계 중에서는 직종별 노조에 해당하죠.

처음에는 장인 길드는 길드의 발전을 위해 같은 길드원끼리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외부인을 배척하며, 도제 시스템을 통해 세력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결국 자신의 고유한 기술을 숨기고, 도제에게는 잡일만을 시키며 제대로 기술 전수를 해주지 않게 되었고 이는 장인 길드의 몰락으로 이어집니다.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는 상인들은 이 약해진 장인세력을 집어삼켜 고용하게 되고 결국 상인들이 요구하는 상품만을 제조하는 피고용인의 입장에 서게 됩니다. 이 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져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로 내려오게 되었다고 하죠.

때문에 서양에서는 이러한 노동조합의 존재는 너무나 당연하고, 또한 노동조합=직종별, 산업별 노조 가 됩니다.
그래서 서양의 노동조합은 기업 내부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으며, 단지 해당 직종,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기타 권익에 대해서만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자연발생적인 흐름으로 노동조합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인이 우리나라에 기업을 만들게 되고, 조선인을 고용하게 되면서 반일감정과 독립운동이 연계되어 일종의 적대적 세력으로서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어 이러한 노동조합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때문에 서양과 달리 기업별 노조가 일반적인 형태이며, 사용자에 대해 배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사용자도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은 반대세력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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