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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에 입사하고 싶은 취준생이 알아야 할 연말연초 업무 지옥 by 럇

2021. 12. 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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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에 입사하고 싶은 취준생이 알아야 할 연말연초 업무 지옥 by 럇
인사팀에 입사하고 싶은 취준생이 알아야 할 연말연초 업무 지옥 by 럇

 

1. 인사팀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환상

많은 경우에 인사팀은 이런 이미지가 있어 보입니다.
(1) 딱히 하는 일 없이 1년 내내 안 바빠 보이는 부서 (1년 내내 바쁘다.)
(2) 회사에서 제일 힘이 센 부서 (아냐. 돈 벌어오는 부서가 제일 쎄.)
(3) 쓸데없이 비밀이 많은 부서 (위에서 안 새어 나가게 하라는데 어쩌겠니.)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취준생)이든,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장인이든 왠지 모르게 인사팀을 부러워하고 동경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은 편해 보이고, 힘이 있어 보이니까요.

 

하지만 소위 스스로를 '인사쟁이'라 일컫는 인사팀 사람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이라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인사팀은 사실 1년 내내 기본적으로 바쁘고, 특히 연말연초에 피 터지는 부서입니다. 연말연초가 인사팀의 무덤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사팀 업무의 꽃(꽃은 무슨, 독초지 독초) 평가, 승진, 보상이 몰려있는 시기입니다.
(2) 인사팀 루틴(일상적, 기본적으로 돌아가는 업무) 중에서 가장 민감한 급여가 전부 다 물려있습니다.
(3) 13월의 급여일지 세금폭탄일지 모를 연말정산이 있습니다.
(4) 내부회계통제가 있습니다.
(5) 회계년도 기준 연차 정산이 있습니다.
(6) 사업계획 수립(인건비)도 있습니다.
(7) 매년 최저임금은 오르니 최저임금 이슈도 있습니다.
(8) 거기에 더해 공채를 진행하는 회사라면 여기에 상반기 공채까지 추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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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사의 꽃. 평가, 승진, 보상

정말이지 누가 인사기획 중 평가, 승진, 보상을 인사의 꽃이라고 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업무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실무적인 처리를 할 뿐, 아무런 결정권도 힘도 없다는 점입니다.

 

(1) 민감한 평가와 승진은 도둑 공지를 한다.

어떤 회사는 인사평가나 승진 결과를 금요일 퇴근시간 이후에 도둑 공지를 하곤 합니다. 평가나 승진 결과가 공지될 때마다 인사팀은 순식간에 콜센터로 변해서 온갖 항의 전화를 받게 되니까요. 하지만 그 공지를 인사팀 이름으로 내걸었을 뿐, 그 평가와 승진을 인사팀이, 그중에서도 인사팀 실무자가 정했을까요?

아닙니다. 전부 다 위에 임원분들과 대표이사가 자기 입맛대로 결정했습니다. 단지 내 이름으로 공지를 올렸을 뿐입니다. 아마 항의전화를 하는 임직원들도 그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단지 그렇다고 임원이나 대표이사에게 따지기에는 혹시 불이익을 입을까 봐 불안한데 화는 나니까 인사팀에 항의를 하는 것이겠지요. 어쨌든 감정노동입니다.

 

(2) 모두가 만족하는 기준 따위는 없다.

게다가 어쨌건 정해진 평가등급별 배분률, 정해진 승진 TO를 놓고 보면 좋은 평가를 받거나 승진을 하고 싶은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그 수요를 결코 다 충족해주지 못합니다. 여기에서 인사팀이 아무리 최대한 합리적인 기준을 통해 가려내려고 해도 모두가 만족하는 기준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심지어 그마저도 윗사람들의 알력 다툼과 복심에 휘둘려 그 기준마저 휘청거리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3. 연말에 몰리는 급여

어느 정도 규모와 시스템이 있는 회사라면 보통 급여체계는 월급, 명절상여(귀성여비), 성과급(인센티브)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연말연초가 되면 이 세 가지 급여체계가 모두 발생합니다.

월급이야 매달 발생하는 것이고, 연말 또는 연초가 되면 성과급(인센티브)가 나가게 되며, 연초에는 명절인 설이 있기 때문에 또 명절 상여(귀성여비)가 나가게 됩니다. 물론 나름 루틴한 업무이고, 업무의 난이도가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신 돈과 관련된 일이기에 그 돈을 주는 회사도, 받는 임직원도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일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 봐 스트레스가 생깁니다.

 

4. 연말정산

연말정산이 정신 없는 이유는 임직원 본인이 챙겨야 하는 부분임에도 ‘연말정산은 회사가 해 주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대충 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요즘은 국세청 홈택스 자료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조금 나은 편이지만, 국세청 외 자료를 제출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거나, 정보나 숫자를 잘못 기재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나 연말정산 하는 법에 대해서 아무리 공지하고 안내하고 메일을 보내도 안 읽는 사람은 곧 죽어도 안 읽습니다. 이미 성인인 이들을 대상으로 인사팀에서 그 이상 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모두 본인의 책임이죠. 하지만 그로 인해 환급금이 적어지거나 추가징수가 나오게 되면 갑자기 상황이 달라집니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어 하고 그 대상은 인사팀이 됩니다. 심지어 회사도 욕먹기 싫어서 은근슬쩍 인사팀 탓을 합니다.

 

5. 내부회계통제는 왜 이렇게 많아

사실 내부회계통제는 재무팀 또는 회계팀의 영역입니다. 일단 내부회계통제 항목을 설계하고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것은 재무회계 부서입니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들은 내부회계통제에서 양이 많고 어려운 항목은 죄다 인사팀에 배정이 됩니다. 아무래도 다른 돈 벌어오는 부서에 비해서 상대하기 쉽고 만만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유독 그렇습니다.

가뜩이나 바쁜 연말에 다른 팀의 자료를 수십개씩 샘플로 받아 업로드하고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다른 팀도 마찬가지로 힘들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정작 단 한 번도 다른 팀에서 내부회계통제 양이 너무 많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요.

 

6. 회계연도 기준 연차 정산

보통 회사의 회계연도는 매년 1월 1일 또는 3월 1일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각 직원들의 입사일에 신경 쓰지 않고 동일한 시점에 일률적으로 부여할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이지만, 인사팀에서는 입사일에 따라 변수가 생깁니다.

1년 미만자 연차를 인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에는 1개월 만근시마다 발생하는 연차를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며, 이번 대법원 판례로 인해 1년을 근무하고 퇴사하는 경우 사용할 권리가 발생하지 않아 연차수당을 줄 필요가 없다는 법리가 생성되어 그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집니다.

장기근속자가 많고 인원 변동이 많지 않은 회사라면 근속년수에 따른 연차 가산만 신경 쓰면 되지만, 입퇴사가 빈번한 회사라면 지옥문이 열립니다. 물론 회사 전산 시스템이 아주 잘 갖추어져 있어서 클릭 한 번에 전부 해결되는 회사라면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7. 사업계획(인건비) 수립과 최저임금

사업계획 수립에 있어서 인건비는 어쨌든 비용입니다. 제조업과 같이 사람을 갈아넣어서 돌아가는 회사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렇지 않더라도 인건비는 지출되는 비용이기에 민감한 사안입니다. 조금이라도 튀면 왜 인건비가 늘었는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일이 많습니다. 게다가 매년 오르는 최저임금은 최저임금 대상자가 걸려있는 회사라면 더 민감한 사안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업계획 인건비를 수립할 시기만 되면 올해는 또 인건비가 얼마나 오를 것이며, 납득할만한 사유를 어떻게 찾아 설득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8. 상반기 공채

회사에 공채가 있다면, 그리고 상반기 공채를 한다면 그것은 꽤나 규모가 큰 이벤트입니다. 단순히 수천, 수만명의 지원서를 받아 전부 다 보아야 한다는 부담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1) 채용설명회

우선 채용을 하려면 채용설명회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온라인이 되었건 오프라인이 되었건 우리 회사가 공채를 시행하고 좋은 인재를 찾고 있으니 오라고 알려 주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 회사에 오고 싶어 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궁금해하는 정보를 제한적이나마 알려주어야 합니다. 회사에 따라서는 주요 대학을 돌아다니며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바쁜 연말에 최소 7~8개의 대학을 다니며 하루 또는 이틀을 앉아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질문에 대답을 하고 나면, 남은 것은 야근입니다. 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요.

 

(2) 지원서 접수와 채용 확정까지

매번 아무리 신경쓰고 대비를 해도 왠지 모르게 지원서 접수일이 시작되면 서버는 터집니다. 안 터지면 다행이기는 한데, 또 그렇다고 초반 지원자가 너무 적으면 그건 그것대로 윗선의 눈치와 압박이 심해집니다. 이 시기에 들어오는 서류들은 1년 동안 이 회사에서 인력이 필요한 모든 부서에서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서류의 양도 많고 다양하며, 그 결정도 각각의 부서와 협의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네. 야근입니다. 

이 과정은 서류 단계를 지나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원자의 옥석을 가리겠다고 프리젠테이션, 발표, 토론면접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회사라면 일은 더 가중됩니다. 현업에 바쁘신 각 팀 팀장님과 임원들은 일이 바쁘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인사팀은 안 바빠서 면접 진행하는 줄 아시나 봅니다.

 

(3) 신입사원 교육

상반기 공채가 끝났다고 해서 연초 업무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겐 신입사원 교육이 남아있습니다. 경력직도 아니고 공개채용으로 뽑은 직원들을 바로 현업에 투입시키는 회사는 잘 없습니다. 보통 일정 기간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합니다.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공채 자체도 없어지고, 뽑더라도 집체교육에 부담이 있어 양상이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원래는 어디 시설 좋은 리조트나 회사 대회의실 같은 곳에 모아 두고 기본 업무 교육을 진행합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와 문제는 전부 인사팀의 책임이므로 이 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의 기존 업무를 누가 대신 해 주지는 않습니다. 네. 야근입니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인사팀에 대해 오직 긍정적인 환상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사실은 힘도 없고 잡다한 업무도 많고 윗사람 뜻에 휘둘리는 모습에 실망하고 떠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또한 이런 부분을 숙지하고 있으면 인사팀 채용 면접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진짜 인사팀의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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