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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을 피하기 위한 '재직자 조건' by 럇

2021. 11. 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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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항목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중요한 영역이다.

 

회사와 근로자 간의 통상임금 싸움은 상당히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슈입니다. 특히, 회사는 이 통상임금에 의한 가산수당(연장, 야간, 휴일수당)의 증가를 '애초에 고려하지 않은 천재지변'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죠.

 

사실 회사마다 같은 이름의 급여항목이라도 지급조건이나 형태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급여항목의 이름으로 통상임금 여부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 법원까지 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통상임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래의 세 가지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1. 일할계산

2. 재직자 기준

3. 근무일 기준

 

1. 일할 계산과 통상임금

일할계산을 한다고 해서 모두 통상임금에 반드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몇몇 판례에서도 일할계산을 하여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급여 항목을 일할 계산해서 지급했다는 것은 통상임금이라고 볼 만한 아주 큰 단서가 됩니다.

 

일할계산을 하여 지급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1) 실제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며, 2) 근무일에 따라 이미 확정적으로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정기적이고, 일률적이며, 고정적이라는 통상임금의 조건을 충족한다고 볼 가능성이 매우 커집니다.

 

2. 재직자 기준과 통상임금

반대로 재직자 기준(재직 기준)은 과거에는 통상임금을 벗어나는 치트키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떤 급여 항목을 '지급일 현재 재직하는 근로자에 한하여 지급한다'라는 문구만 있으면 법원에서 기계적으로 고정성이 깨져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봐주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논란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법원에서 재직자 기준이 있다고 해도 통상임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판례들이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결국 치트키가 안 먹히는 사태가 벌어진 거죠.

 

3. 근무일 기준과 통상임금

그래서 새로 나온 치트키가 바로 근무일 기준입니다. 바로 어떤 급여 항목에 대해 '지급월 15일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 한하여 지급한다'라는 문구를 넣는 것입니다. 이 조건을 넣게 되면 법리적으로 통상임금의 요건 중 고정성이 깨지게 됩니다. 정성이란 미리 확정적으로 그 지급 여부와 금액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한 달에 15일 이상 근무를 할지 안 할지는 미래의 일로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파서 회사를 쉬거나, 이직을 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는 거죠.

 

이번에 기사가 나온 판례는 제목은 재직자 기준이라고 나와있지만, 사실은 근무일 기준에 관한 판례입니다.

법리는 새로울 것은 없는 내용입니다. 결국 어떤 급여항목을 통상임금에서 제외시키기 위해 근무일 기준을 추가하는 것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이기 때문에 과반수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는 아주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법리를 확인해 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001&oid=015&aid=0004632594

 

통상임금 피하려 '재직조건' 넣었지만…법원 "노조 동의 필수"

상여금이나 각종 수당이 통상임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취업규칙에 특정 조건을 넣는 등 변경하려면 과반수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

news.naver.com

 

위 기사에 나온 사례는,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개인연금보조금과 식대에 각각 15일 이상, 5일 이상이라는 근무일 조건을 추가한 사례입니다. 그러면서 이 근무일 조건 추가는 불이익 변경이기 때문에 과반수 노조의 동의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근로자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불리한 조건을 동의할 리가 없으니 인터넷 게시판에 개정 사실을 공지하고 부서 단위로 동의서를 취합했을 뿐, 지급기준의 배경이나 법적 의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주거나 근로자들의 의견 교환 기회를 보장하지 않고 시행을 해 버린 겁니다. 그래서 근로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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