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계연도 기준 연차 프로그램 만들기
그런데 요즘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인사관리를 포함한 업무를 ERP 등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하고 있습니다. 즉, 일정한 규칙과 루틴이 있다면 얼마든지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고, 이를 관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입사일을 기준으로 최초 1년은 한 달 만근일 때 1일의 연차휴가를 부여하고, 1년 이후부터는 연 단위로 근속연수에 따라 15~25일의 연차를 부여하는 방식과 회계연도라고 하는 특정일을 기준으로 모든 직원들 각각의 입사일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부여하는 방식 중 어느 것이 이해하기 쉽고 프로그래밍하기가 쉬울까요?
대부분의 회사원들이 회계연도 기준 연차 부여 방식에 대해 어려워합니다. 법학을 전공하고 노동법을 공부한 적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인사 업무를 처음 시작하는 신입 인사담당자들도 매번 긴가민가한 것이 회계연도 기준 연차입니다. 그래서 인사팀 신입사원 교육 과장에서 회계연도 기준 연차 부여 방식에 대한 교육은 꼭 빠지지 않죠.
이해가 어렵다는 것은 프로그래밍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예전 직장에서는 ERP를 회사 내부 전산시스템팀에서 자체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회계연도 기준 연차 부여 프로그램을 만들 때 1) 전산팀 직원에게 이 부여 방식을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고, 2) 이해는 했는데 이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버튼 하나로 자동 산출, 부여, 관리되도록 만드는 것은 더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2018년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1년 미만자의 연차를 인정해주다 보니 회계연도 기준에서는 그 산출 방식이 더욱 복잡해집니다. 근로기준법상 연차는 오직 입사일 기준에 관해서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1년 미만자의 연차도 입사일 기준으로 규정이 되어 있고, 1년 이상자에 대해서는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차를 부여하는 프로그램 로직을 다 짜 두었는데, 갑자기 예외로 1년 미만자에 대해서는 입사일 기준으로 연차를 부여해야 하니 프로그래밍을 하는 IT 담당자 입장에서는 머리가 깨지는 겁니다.
차라리 입사일 기준이 이해도 쉽고, 프로그래밍도 쉽습니다. 아무리 직원이 수천 명, 수만 명이 있다고 해도 이것을 사람이 수작업으로 관리할 때나 양이 많고 어려운 일이지 입사일을 기준으로 연차를 부여하고 관리하는 방식은 로직이 단순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밍하기도 쉽고 직원수가 많아도 프로그램이 알아서 계산하고 부여, 관리를 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거의 대부분의 회사들이 회계연도 기준 방식으로 연차를 부여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2. 회계연도 기준의 의미
우리가 일반적으로 연차 부여 방식에 대해 입사일 기준과 회계연도 기준이 있다라고 알고 있는데 여기서 회계연도 기준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회계연도는 말 그대로 회사의 회계상 또는 예산상 재무제표를 계산하는데 사용하는 기간을 말합니다. 회사에 따라서 1월 1일~12월 31일인 곳도 있고, 3월 1일~2월 말일인 곳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본 회사는 보통 이 둘 중 하나였는데 1월, 3월 외에 다른 기준을 사용하는 회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결국 이 회계연도 기준이란 회사의 재무팀 또는 회계팀에서 결산의 기준으로 삼는 각 연도의 기준을 말합니다.
회사 입장에서 직원들에게 주는 것은 모두 비용입니다. 이것을 인건비, 복리후생비 등의 예산 항목으로 나누어 비용으로 계상합니다. 연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차는 실제로 얼마나 사용할지 그래서 미사용 연차수당을 얼마나 주어야 할지 알 수 없고, 특정 시점에 미사용 연차수당을 정산하여 지급하게 되면 해당 월에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여 손익이 나빠진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안분해서 매월 반영되도록 처리합니다. 인건비와 관련해서 이렇게 한 번에 큰돈이 나가는 것이 손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월할 안분하는 항목은 연차 외에 퇴직금(퇴직금 충당금), 명절 상여, 성과급 같은 항목이 있습니다.
결국 회사가 의외로 복잡한데도 굳이 계속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차를 부여하고 관리하는 이유는 재무상 재무제표의 편의성을 위해서입니다. 회사의 결산과 시기를 일치시켜서 연 단위로 결산 관리를 편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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