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기준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회사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동시에 사용합니다. 정량평가를 통해 객관적인 수치로 줄을 세우고, 정성평가로 그 이외의 부분을 판단하며, 정량평가에서 나올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합니다.
또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을 활용하는 많은 회사들에서 이 성과지표의 작성을 구성원 본인이 정하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그 사람의 성과를 평가할 때 ‘본인 스스로 세운 목표’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굉장히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보입니다. 남이 정해준 것이 아닌 내가 세운 목표를 기준으로 양적인 실적과 질적인 실적을 모두 평가하니까요. 하지만 회사생활을 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사실 이 KPI라는 것은 책임을 구성원 개인에게 돌릴 뿐, 온전히 내가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KPI 목표 설정을 할 때 올해 경제상황이 많이 안좋기 때문에 실적을 10개 정도 달성하면 잘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나의 목표를 10개 달성으로 작성합니다. 그러면 바로 상사가 나를 부르게 됩니다.
“겨우 10개 달성하는 것이 무슨 목표냐. 최소 20대 달성 이상으로 작성해라.”라고 지시를 합니다.
회사는 표면적으로는 직원 개개인의 KPI 목표 설정을 그 직원 본인 스스로 세운 목표이기 때문에 공정한 평가기준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그 목표 설정의 최종적인 결정 권한은 결국 회사 손에 있습니다. 물론 직원이 본인의 성과를 뻥튀기 하기 위해서 일부러 아주 보수적으로 낮은 목표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가 관여해야 한다고 말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회사가 그 목표를 설정해주면서 최종적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에 불과합니다.
결국 평가기준의 공정함이란 이렇게 회사의 자기 합리화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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