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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용 연차수당 노동부 행정해석 변경, 결국 366일 이상 일하라는 의미 by 럇

2021. 12. 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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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용 연차수당 노동부 행정해석 변경, 결국 366일 이상 일하라는 의미 by 럇
미사용 연차수당 노동부 행정해석 변경, 결국 366일 이상 일하라는 의미 by 럇

 

이제부터 직장인에게 1년은 366일입니다.

 

얼마 전 1년 계약직의 미사용 연차수당에 관한 2021년 10월 14일 대법원 판례와 관련하여, 언제 퇴사하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바로 “n 년을 채우고 하루를 더 근무해야 한다.” 였는데요. 오늘 2021년 12월 16일 이와 관련하여 노동부에서도 미사용 연차수당 지급기준에 관한 행정해석을 변경하였습니다.

 

언제 퇴사해야 연차수당 계산에서 유리할까? by 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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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된 행정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211216 12.16 연차유급휴가 행정해석 변경(임금근로시간과).PDF
1.37MB

 

1년간 근로관계가 존속하고, 80% 이상 출근해도, 그 1년의 근로를 마친 다음날(366일째) 근로관계가 있어야 15일의 연차가 발생하고, 퇴직에 따른 연차 미사용 수당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노동부의 행정해석 변경으로 인해 조금은 불명확하던 부분도 확실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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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규직에게도 적용되는가? – 적용된다.

지난 대법원 판례와 관련하여 학계에서는 조금 논란이 된 부분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판례의 사실관계가 1년 계약직이었기 때문인데요. 법리적으로 보았을 때, “1년 계약직은 애초에 딱 1년만 근무하기로 되어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60조 1항의 적용대상이 애초에 아니다.”라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근로기준법 60조는 1항에서 1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15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2항에서는 1년 미만 근로자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따라서 1년 계약직은 애초에 1년만 일하고 계약이 종료되기로 정해진 사람이므로 60조 1항이 정하는 1년 이상 근무에 해당할 여지가 없고 그래서 연차 11개만 주면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고 본 겁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반면에 이번 판례는 연차 발생권과 연차 사용권을 분리해서 연차 발생권은 365일이 되는 날 발생하고, 연차 사용권은 366일이 되는 날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기 때문에 1년 계약직뿐 아니라 정규직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고 보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결론은 후자로 결정되었습니다. 이제 직장인들은 이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이제부터 직장인들에게 1년은 366일입니다. 최소 366일 이상은 일해야 전년도에 근무한 대가로 받는 연차휴가를 온전히 수당으로 보상받으실 수 있습니다.

 

2. 연차 사용권은 366일에 한 번에 발생하는가? – 한번에 발생한다.

대법원 판례 이후 이 부분에 대해서도 논란이 조금 있었습니다. 대법원에서 연차를 사용할 권리는 1년을 근무하고 다음날 발생한다고 했기 때문에 보기에 따라서는 이 연차 사용권이 정확히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의문이었던 겁니다.

누군가는 연차를 사용할 권리는 근무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올해 연차 15개가 발생했다면 366일째 퇴사하면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근무일은 하루이므로 연차 사용권은 15개 중 1개만 발생하고, 367일째 퇴사하면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근무일이 이틀이므로 15개 중 2개만 발생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판결의 문언을 그대로 받아들여 1년이 된 다음날 즉, 366일째가 되면 연차 사용권이 15개 전부 발생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결론은 역시 후자로 결정되었습니다. 1년간 80% 이상 근무해서 발생한 연차는 366일째가 되면 전부 사용할 권리가 생깁니다.

다만 이 부분은 노동부의 결론으로 또다시 이 내용을 가지고 법원에 올라가게 되면 어떻게 결론이 바뀔지 모릅니다. 현재 나와있는 판례 문구만으로는 두 주장 중 어느쪽인지 사실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에서는 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3.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

이번 대법원 판례와 노동부 행정해석 변경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더 이상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가 된 것 같습니다. 마치 K-연차수당 같은 느낌입니다.

노동부 박종필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이번 행정해석 변경에 대해 이렇게 평했습니다.

 

연차휴가 제도는 본래 과거의 근로에 대한 보상으로서,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임에도 최근에는 금전 보상적 측면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근로관계 종료 등으로 인하여 수당 청구권으로 귀결되는 경우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근로관계가 계속되는 경우에는 가능한 휴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안내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 노동부가 살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아닌가 봅니다. 온갖 불법적이고 요건을 지키지 않은 회사 편의에 따른 연차 사용 족진 및 강제 소진이 활개를 치고 있고, 연차를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너무나 많은데 대체 어느 나라를 보고 계시길래 감히 저런 평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근로관계 종료 등으로 인하여 수당 청구권으로 귀결되는 경우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라는 언급은 블랙코미디입니다. 연차휴가는 법률적으로 후불 개념입니다. 전년도 근무를 했기 때문에 올해 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계약관계로 1년 단위로 끊어 계약을 맺어버리면 결과적으로 일만 죽어라 시키고 휴식할 권리도 그 미사용에 대한 보상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어쨌든 국가에서 그렇게 정한 이상 이 논리는 당분간 쉽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내 권리를 지키고 싶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1년은 366일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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