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으로 시간선택적 정규직이 도입될까?

 

1. 시간선택형 정규직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힘과 윤석열 측의 공약 중에는 노동 시장 유연화 방안의 일환으로 시간선택형 정규직 시행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시간선택형 일자리 :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한 자기 계발 기회 제공
- 육아기 재택근무 확대 : 야근, 회식 등의 조직문화에 얽매이지 않고 육아 등 가족과의 시간 확보
- 시간선택제 일자리 개선 : 전일제 근로자가 필요한 기간 동안 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근로유형 보급

 

사실 시간선택제에 관한 부분은 일부 영역에서 법적으로 보장되는 제도입니다. 대표적인 제도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 있고, 이전 글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가족 돌봄 등 근로시간 단축도 있습니다. 모두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특정 기간 동안 전일제 근로자가 시간제 근로자로 잠시 전환했다가 사유가 끝나면 다시 전일제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가족 돌봄 등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대상, 청구사유, 단축 범위 by 건오

가족돌봄 등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대상, 청구사유, 단축 범위 by 건오

 

국민의 힘과 윤석열은 여기서 더 나아가서 이러한 시간선택제 전환을 좀 더 폭넓게 인정하려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회사와 근로자 모두 각자의 사정에 따라 도움이 되는 경우는 있을 것입니다. 애초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나 가족 돌봄 등 근로시간 단축처럼 사람에 따라서는 전일제 근무가 부담이 되는 경우가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제도에서 보장해 주고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시간선택형 근로를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그 폭이 넓어진다면 이런 근로자들에 대한 구제도 좀 더 가능해질 것입니다.

 

2. 현실적으로 누구를 위한 제도일까?

하지만 제가 편협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회사생활을 하면서 딱히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나 가족 돌봄 등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과연 이 제도가 회사와 근로자 각자의 입장에서 그렇게 메리트가 있는 제도일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회사 입장에선 애매하게 시간제 근로자가 생기게 되면 그 빈자리를 누군가는 채워야 하며, 새로 사람을 뽑아 그 빈 시간을 채우는 것은 인건비 측면과 추후 그 직원의 전일제 복귀 때 처리방안 측면에서 부담이 큽니다. 그러니 결국 기존에 있던 사람이 그 빈자리를 채워야 하고 고스란히 동료 직원의 부담으로 떠넘겨집니다. 또한 근로자 입장에서도 물론 사정에 의해 시간제를 택했다고는 하더라도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임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갈수록 물가도 오르고 세금도 오르고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이 세상에서 신청 범위를 확대한다고 한들 그렇게 내 월급 깎아가면서 시간선택제로 전환하려고 할까 싶습니다.

그러니 결국 이 시간선택형 정규직 시행은 그저 회사 입장에서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상대적으로 일이 없는 비수기에 시간제 전환을 강요해 급여를 깎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고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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